[화담일보=정태우기자] 경륜과 경정은 스포츠일까, 도박일까.자전거와 모터보트를 이용해 순위를 겨루는 두 종목은 선수들의 경기력과 전략이 승부를 좌우하는 스포츠인 동시에, 경주 결과에 따라 환급금이 지급되는 구조를 갖고 있다. 이러한 특성은 경륜과 경정을 다른 스포츠 종목과 구분 짓는 요소이기도 하지만, 종목 자체를 바라보는 대중의 인식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지점이다.

경륜과 경정이 사행산업으로 분류되는 것은 법률에 근거하고 있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법」 제2조는 사행산업의 종류를 규정하면서 경륜과 경정을 포함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경륜·경정법」의 규정에 따른 경륜과 경정을 사행산업의 한 종류로 명시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두 종목이 스포츠가 아니라 사행산업에만 해당된다는 사실 자체는 옳지 않다. 법률상 분류가 종목의 모든 가치를 설명하는 것은 아니다. 사행성이라는 제도적 특성과 스포츠로서의 경기적 특성을 구분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경륜은 벨로드롬에서 여러 선수가 자전거를 타고 결승선을 향해 경쟁하는 종목이다. 선수들은 단순한 속도뿐 아니라 상대 선수의 움직임을 읽는 전술과 순간적인 판단, 체력과 경기 운영 능력을 바탕으로 승부를 펼친다.

경정 역시 마찬가지다. 모터보트를 조종해 수면 위에서 순위를 겨루는 경정은 스타트 능력과 코스 운영, 조종 기술 등이 경기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종목이다. 선수들은 제한된 경기 공간에서 속도와 방향을 조절하며 경쟁을 이어간다.
물론 스포츠적 가치를 강조한다고 해서 사행성에 따른 문제를 가볍게 다뤄서는 안 된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발간한 '2024년 사행산업 이용실태 조사'는 일반 국민과 사행산업 이용객을 구분해 도박중독 유병률, 사행활동 참여 실태, 도박으로 인한 사회적 부작용 등을 조사했다. 이는 사행산업이 건전하게 운영되기 위해 이용자 보호와 예방 정책이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경륜과 경정은 사행성이라는 제도적 특성을 지닌 동시에 선수들이 기술과 전략을 겨루는 경기이기도 하다. 어느 한쪽의 특성만으로 종목 전체를 설명하기에는 여러 요소가 함께 존재한다. 사행성에 따른 사회적 책임을 인정하면서도 선수들의 훈련과 경기력, 경쟁 과정에 담긴 스포츠적 가치를 함께 바라보는 시선이 필요하다. 스포츠를 이해하는 출발점은 종목의 이름이나 외부 이미지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경기와 그 안에서 경쟁하는 선수들을 살펴보는 데 있다. 경륜과 경정 역시 베팅이라는 요소를 넘어 어떤 스포츠적 가치를 지니고 있는지, 그리고 그 가치를 대중에게 어떻게 전달할 것인지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