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제공=아조타아조아 사무국, 소요고도 전체 노선도)
동두천 최고의 가을 축제인 ‘소요단풍문화제’와 발맞추어 ‘2026 소요산 등산대회’가 오는 10월 24일(토) 개막을 앞두고 있다.
전국의 산꾼들과 시·도민이 소요산의 화려한 단풍을 즐기기 위해 모여들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이번 대회를 주최하는 동두천의 대표 봉사단체 ‘아조타아조아(회장 조윤실)’와 이들이 개척한 소요산의 숨은 줄기 ‘소요고도(逍遙高度)’의 발자취가 등산 동호인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 거닐 소(逍)에 멀 요(遙)…이름에 담긴 뜻
예로부터 소요산(逍遙山)은 서경덕, 양사언, 김시습 등 조선의 대문장가들이 속세의 번뇌를 다 잊고 자유롭게 거닐었다는 뜻에서 거닐 소(逍)에 멀 요(遙) 자를 썼다.
이러한 유서 깊은 맥락을 이어받아 명명된 ‘소요고도(逍遙高度)’는 소요산의 깊은 정취를 거닐며(逍遙) 하늘과 맞닿은 거칠고 높은 능선길(高度)을 주파한다는 뜻을 품고 있다.
특히 지리적 유래를 거슬러 올라가면 이 길의 가치는 더욱 깊어진다.
우리 옛 산줄기의 족보인 『산경표(山經表)』 기준에 따르면 이 길은 공식적으로 한북정맥(漢北正脈)의 줄기, 현대 기준으로는 소요지맥에 속한다. 칼바위 갈림길에서 출발해 당도하는 종착지인 ‘새목고개(쇠목고개)’ 역시 고대 문헌 속에 기록된 공식 명칭인 해등령(海登嶺)에 기원을 두고 있다.
■ 2015년 결성된 봉사단체가 2022년 직접 개척
이 소요고도를 기획하고 거친 험로를 스토리텔링 코스로 개척해 세상에 알린 주인공은 이번 소요산 등산대회를 주최하는 아조타아조아다.
단체의 이름은 ‘나 아(我), 도울 조(助), 다른 사람 타(他), 나 아(我), 도울 조(助), 나 아(我)’를 뜻하는 성어로, “내가 남을 돕는 것은 내가 나를 돕는 것”이라는 상생의 정신과 철학을 담고 있다.
이 신념을 바탕으로 지난 2015년 결성된 이래, 남정주 초대회장을 필두로 모인 회원들은 동두천 6산 종주 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해 후원회를 결성했다.
이어 지난 2022년에는 직접 우거진 소요지맥 험로를 헤치며 쥐(자)봉부터 돼지(해)봉까지 이어지는 ‘십이지신 12고개’의 표지판을 세우고 길을 개척했다.
이 개척 정신은 조윤실 현 회장에게 고스란히 이어졌다. 조윤실 회장 체제의 아조타아조아는 주기적인 등산로 낙엽 쓸기 봉사와 환경 정화 활동, 정상 포토존 거치대 설치 등을 이어가며 소요산의 품격을 가꾸어 나가고 있다.
■ 좁은 능선과 철조망 인접 구간…안전 주의 필요
소요고도 코스의 핵심은 크고 작은 무명 봉우리마다 서 있는 열두 동물의 수호신 안내판을 이정표 삼아 명상을 즐기는 데 있다.
다만 자(쥐)봉부터 해(돼지)봉, 그리고 수위봉을 거쳐 쇠목고개(해등령)로 떨어지는 구간은 한두 사람이 간신히 지나갈 수 있는 협소한 능선과 미군 사격장 경계 철조망 등이 인접해 있어 등산로 훼손 및 안전사고의 위험이 높다.
구간별로 보면 초반부인 자봉에서 사봉까지는 좁고 호젓한 주능선으로, 단체 산행 시 병목 현상과 낙석에 주의가 필요하다.
중반부인 오봉에서 유봉까지는 깊은 원시림으로 가을철 낙엽이 깊게 쌓여 등산로 이탈 위험이 있는 지대이며, 후반부인 술봉에서 쇠목고개까지는 철조망 인접 구간과 수위봉 직전 급경사(된비알)가 있어 높은 집중력이 요구된다.
■ “내 띠를 찾으며 걷다 보면 번뇌가 사라진다”
남정주 초대회장은 “사실 소요고도 구간은 동두천 6산 종주 코스 중에서도 지형이 가장 험하고 특별한 볼거리가 없어 지루해지기 쉬운 가장 어려운 난코스였다”라며 코스의 험준함을 털어놨다.
이어 “하지만 이 험로에 ‘십이지신 수호신 테마’를 입혀 묵묵히 걷다 보면 잊고 있던 계절의 변화와 대자연의 위대함을 온몸으로 느끼게 된다”며 “산꾼들이 내 띠를 찾으며 힘든 줄 모르고 걷는 동안 복잡한 번뇌가 사라지고 내면의 참된 평화와 마주하는 최고의 힐링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조윤실 현 회장은 “초대회장님의 뜻깊은 아이디어 덕분에 소요고도가 최고의 명품 스토리텔링 길이 될 수 있었다”고 감사를 표했다.
아울러 조 회장은 “산행객분들 스스로가 자연의 숨결을 그대로 보존한다는 마음으로 쓰레기를 완벽히 되가져가 주셔야 한다”며 산행객들의 자발적인 환경 보호와 안전 산행을 거듭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