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CWW 2026' 대만 공동관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배우 하지원과 슈퍼주니어 이특이 대만의 객가 마을로 들어갔다. 하카TV(Hakka TV)의 리얼리티 프로젝트 ‘하카에 불시착(迫降客庄:恁仔細)’ 이야기다. 이 작품은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BCWW 2026(Broadcast Worldwide)에서 주목받은 대만 작품 가운데 하나다.
프로그램에는 한국과 대만의 스타 6명이 참여했다. 하지원과 이특을 비롯해 원성하오(溫昇豪), 황페이자(黃姵嘉), 추이리위(崔立于), 구이빈(珪斌)이 함께 대만 객가 문화를 체험했다.
■ 장작불 요리와 농사, 그리고 청경우독
출연진은 대만 남북부의 객가 마을에서 100년 전통의 공동 주거공간에 머물렀다. 장작불 요리와 농사를 체험하며 그곳의 생활을 따라가는 구성이다.
프로그램이 담아낸 것은 '비가 오면 책을 읽고 날이 개면 밭을 간다'는 뜻의 청경우독(晴耕雨讀), 객가 특유의 삶의 철학이다. 체험 예능의 형식을 빌리면서도 지역 문화의 태도를 함께 보여주려 한 기획이다.
이 프로그램은 BCWW 2026 콘텐츠 쇼케이스 작품으로 선정됐다. 하카TV 프로그램 부문 뤄이리(羅亦娌) 매니저 겸 프로듀서와 추잉주(邱映筑) 프로듀서가 현장에서 작품을 직접 소개했다.
낯선 곳에 떨어진 출연자가 그곳의 생활을 배우는 구성은 예능에서 익숙한 방식이지만, 이 프로그램은 그 배경을 객가 마을과 그곳의 시간 감각에 맞췄다. 한국 시청자에게는 덜 알려진 객가 문화를 한·대만 출연진이 함께 겪는 과정으로 풀어내면서, 지역의 생활을 설명하는 대신 보여주는 쪽을 택한 셈이다.

하지원·이특 등이 출연한 하카TV 리얼리티 프로젝트 '하카에 불시착' 스틸컷.
■ ‘불시착’ 시리즈를 잇다
하카TV가 BCWW에서 ‘불시착’을 선보인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BCWW 2025에서도 ‘셰프의 불시착: 하카의 부엌2(廚師的迫降:客家廚房 2)’를 선보인 데 이어, 올해는 ‘하카에 불시착’으로 시리즈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과 대만의 출연진이 함께하는 구성은 한·대만 공동제작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최근 몇 년간 대만 문화부와 영상·음악산업국의 지원 아래, 대만 영상산업은 ‘로컬일수록 더 국제적이다’라는 전략을 바탕으로 대만의 다원적 문화와 새로운 활력을 세계에 알리는 데 힘써왔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대만 작품들은 국제 OTT 플랫폼에서도 꾸준히 선택을 받으며 중화권과 동남아시아에서 반응을 얻고 있다.
■ 41개사 91편이 모인 대만관
‘하카에 불시착’이 소개된 대만관에는 대만 영상콘텐츠 기업 41개사가 참가했다. 대만드라마제작산업연합총회(T.D.P.I.F.)가 ‘Team Taiwan’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제작사들과 함께 꾸린 자리다.
드라마와 예능, 애니메이션, 여행·미식, 리얼리티쇼 등 91편, 총 2000시간이 넘는 분량의 최신 작품이 나왔다. 지난해 39개사·76편이 참가했던 것과 비교하면 규모가 한층 커졌다.
쇼케이스에는 다른 작품도 함께 올랐다. ‘굿잡(你好 我的怪盜老闆)’은 변장 능력을 가진 부호 탐정 원산위(溫善宇)와 뛰어난 시력을 지닌 저우스뤄(周蒔蘿)가 한 팀이 되어 살인 사건의 의혹과 기업의 위기를 함께 풀어가는 로맨틱 수사물이다.
‘아일랜더스(島嶼·神話)’는 대만의 신화와 역사적 기억을 미래 AI·빅데이터 사회와 결합한 마법적 리얼리즘 SF 시리즈로, 현재부터 미래 30년까지를 시간적 배경으로 한다. 객가 마을의 생활을 담은 리얼리티와 30년 뒤를 상정한 SF가 같은 공동관에서 나란히 소개된 셈이다.
이런 구성은 최근 몇 년간 대만 문화부와 영상·음악산업국의 지원 아래 대만 영상산업이 내세워 온 ‘로컬일수록 더 국제적이다’라는 전략과도 이어진다. 대만 작품들은 국제 OTT 플랫폼에서도 꾸준히 선택을 받으며 중화권과 동남아시아에서 반응을 얻고 있다.
15일 오후에는 대만관에서 ‘대만의 날(Taiwan Day)’ 교류 행사가 열려 웨이라이TV 네트워크 리중페이(李鐘培) 회장과 GTV 왕커제(王克捷) 총경리, 중화텔레콤(中華電信) 영상콘텐츠 부문 린안타이(林安泰) 처장, 전 TVBS 총경리 양밍(楊鳴) 등 대만 방송·콘텐츠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주한 타이베이대표부 뉴스 담당 젠훙성(簡宏昇)과 원위펀(溫玉芬)도 현장을 찾아 대만 영상콘텐츠의 국제 진출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지 의사를 밝혔다.

Taiwan Day 행사에 참석한 국내외 콘텐츠 업계 관계자들이 발표를 듣고 있다.
■ 마켓에서 공동제작으로
올해로 26회를 맞은 BCWW는 국내외 방송사와 제작사, OTT 플랫폼, 콘텐츠 바이어 등이 참여하는 국제 방송영상 콘텐츠 마켓이다. 올해는 17개국 403개사가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로 열렸으며, 전시마켓과 비즈니스 매칭, 쇼케이스, 콘퍼런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참가 기업들은 이번 전시를 발판으로 국제 콘텐츠 업계와 실질적인 공동투자 및 공동제작을 위한 협의를 이어가며, 해외 진출 기회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방영권 수출을 넘어 국가와 지역을 연결하는 공동제작으로 협력의 범위를 넓혀갈 수 있을지가 앞으로의 관심사다.


